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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꽝] 혹시나 해봐야 역시나

냉면 이미지

강상의 이유로 장거리 이동이 불가능 하신 어머니께 평양냉면의 맛을 느끼게 해드리고자, 집에서 가까운 평양냉면 집을 찾던중, '질 좋은 메밀을 사용한 쫄깃한 면발과 진한 양지 육수와 직접 담은 동치미 육수를 섞어 만든 정통 평양식 물냉면'이라는 메뉴 소개를 보고, 족보를 알 수 없으나 그나마 집에서 가깝고, 인터넷 뉴스를 통해 몇 곳에 소개된 바 있는 *면사랑을 확인차 찾아 갔다. 신뢰는 안가지만, 5천 원이라는 가격과 가까운 지리적 위치가 끌렸다. 마침, 동네서 출발해 근처를 지나는 버스가 있었고, 피서철이라 한가로운 도로사정으로 몇 분 만에 도착했다. 들어가자마자 알바생들이 '어서 오세요'라는 말을 꺼내기도 전에 '평양물냉면 주세요'라고 말하고 자리에 앉으니, 몇 분 후 세숫대야 같은 그릇에 얼음이 둥둥 떠있는 냉면을 내온다. 먼저 냄새를 맡아 보고 단내에 급실망. 이 냄새가 아니잖아! 얼음 섞인 육수를 후루룩 마셔보니, 이 맛이 아니잖아! 이건 그냥 동치미 국물 맛이잖아! 질 좋은 메밀로 만든 면이라더니, 이건 내가 찾던 그 면이 아니잖아! 더구나 달달한 동치미 국물이 아주 제대로 입맛을 잡치는구나!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곳이고, 깨끗하고 깔끔한 인테리어는 관두더라도 이곳 냉면에 비하면 종로 유진식당은 몇배나 맛나구나! 소문난 냉면집들이 괜히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절실하게 느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찾아가봐야 역시나 하는 공식은 깨질 수 없는 절대공식인냥, 급실망의 나락으로 인도하는구나. 먹기 시작 한지 약 5분여 만에 국물을 남기고 나와, 에스프레소 두 잔으로 다디단 동치미 국물맛을 날려 버렸다. 결국, 다른 방법으로 어머니께 우래옥이나 평양면옥, 필동면옥 스러운 냉면 맛을 보여 드려야 할 모양이다.

*잉그마르 베르히만 감독 사망-스웨덴 시각, 7월 30일 발틱해 연안 파로섬 자택서 89세
*탈레반 *인질 한명(심성민씨인 듯) 추가 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