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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레

1년만에 만난 반가운 얼굴들 이미지는 누르면 더 커집니다. 꼬박 1년여만에 만나는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하니, 그새 시간이 새벽 한시가 가까워 오더군요. 이놈의 시간은 늘 부족합니다. 길도 막히고, 다들 먼곳에 사는 분들이 종로에서 모임을 갖는다는게 쉽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다행히 모두 와주셨군요. 쌩유베리감사! 평소와 다르게 카페안이 손님들로 북적댔고, 일전에 두어번 이곳에서 만난 외국인 건축학과 교수가 또 고급스런 영어로 아는척 해오는 바람에 입이 얼어 버렸습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시간을 좀 가져볼까 했는데, 제 주접만 보여드린것 같아서 아쉽군요. 카페 주인께서도 미안해 하십니다만, 메뉴에도 없는(?) 식사도 만들어 주시고 나름대로 배려해 주셨습니다. 다시 만나면 한 이틀 날잡아서 대화 나누고 싶은 분들. *jeolee님, *pi.. 더보기
Jazz, Wine 그리고, 청국장 먼저 청국장이야기. 총리공관과 삼청동수제비집 건너편에 위치한 '향나무 세그루'는 꼭 들러보고 싶었던 곳. 밥먹으러 다니는 편이 아니라, 간만에 외식인 셈. 싱글들이 자장면으로 외로움과 비참한 현실을 위안삼는다는 블랙데이에 선택한 것이 바로 청국장. 다른 식당들과 달리 좀 한가한듯 조용하고, 깔끔한 식당 창가쪽에 앉으니, 창너머로 총리공관 안쪽 뜰에 핀 꽃나무들이 화사하게 비춘다. 미리 입수한 정보에 따라 청국장을 주문할때, 짜지 않고 걸죽하게 조리해 달라는 요청을 하고난뒤 얼마후, 반찬 4종류와 함께 청국장과 사발에 담긴 밥이 나왔고, 반찬으로 나온 열무김치는 정말 끝내주는 최고의 맛. 직접 키워 무쳐낸 돗나물도 싱싱하고(돗나물은 인삼과 같은 효능을 낸다는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를 주인분께서 언급하심).. 더보기
[영상] 착한 뮤지션과 강영만 감독님 지난 화요일, 여의도 어느 영화사에서 한국에 나오신 강영만 감독님을 처음뵙고, 가벼운 저녁식사후에 삼청동서 만난 착한 뮤지션들. 마침 옆자리엔 뉴욕서 온 첼로교수분이 주의 깊게 연주를 감상하다 강감독님과 명함을 나눈다. 영어로 뭐라면서 내게 땡큐를 하던 곱슬머리에 안경잽이 서양 첼로교수가 떠나고 잠시후 연주도 막을 내린다. 덧1) 모처럼, 파컷 붙잡고 색보정없이 잘라붙이기. 덧2) 나태함과 게으름, 오만함이 나 스스로의 배움을 가로막는구나. 더보기
드리블 할때 네 눈을 보면 수확철이 지난탓인지 해가 바뀐탓인지, 한동안 동네 가게에서 주문, 구입해 먹던 여주 밤고구마 가격이 오르는 바람에 온라인서 거의 반값에 구입한 광주 고구마는 생각보다 작았다. 여주 고구마는 크기도 크고 씻겨 나온덕분에 물붓고 삶아서 먹으면 됐는데, 새로산 고구마는 흙을 씻어야 하는 불편함과, 작은 크기탓에 여러개를 먹어야 든든하다. 준비해둔 작은 고구마 상자를 담은 쇼핑백을 들고 트래이닝복 차림으로 지하철을 탄다. 시청역에 도착했을때는 아직 밤 10시가 안된 시간. 지나는 사람들 사이로 터벅터벅 걷는중 '이보다 더 좋을순 없다'의 잭 니콜슨이 떠오른다. 사람들을 이리 저리 피하며 조심스럽게 걷던 모습이 인상적이던 영화. 사람들은 다들 즐거운듯 웃으며 지나는데, 무슨일인지 길가엔 전경들의 경비가 삼엄하고,.. 더보기
잠긴 경복궁 문은 누가 넘었나 얼려 두었던 보성 녹차 먹인 돼지 고기를 싸들고, 시청역서 내려 교보문고앞을 지나 경복궁길 너머로 걷는데, 잠긴 경복궁 출입문을 넘는 검은 그림자가 보였다. 정문앞에는 시동이 걸린채 라이트가 꺼져있는 검정색 구형 코란도 한대와 승용차 한대가 서 있었고, 문을 넘던 그 사람과 연관 있어 보인다. 경복궁 경비가 그렇게 허술하지는 않을거라 생각하고, 화장실을 가거나 볼일이 있어 들어 간 거라 생각하고 가던 길을 걸었다. 밤 10시가 가까운 시간이었고, 포근한 날씨탓에 삼청동서 걸어 나오는 연인들이나 아가씨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었다. 마침 공연이 끝난 시간에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주인내외께 갖고 온 고기를 건내 드리고 한쪽 자리에 앉는다.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던 몇몇의 손님들마져 하나둘 떠나고, 주인께서는.. 더보기
새벽, 삼청동 나들이 0시 가까운 인적 드믄 경복궁 돌담길을 나무수를 헤아리며 가로등 아래로 터벅터벅 혼자 걷는다. 한적한 밤거리엔 자동차도 드믈고, 고요하니 찬공기마져 시원해서 좋다. 멀리서 짖어대는 '멍멍'소리만 가끔 정적을 깰뿐, 인적 뜸한 한결 여유로운 밤거리. 기상청의 오보로 한주의 장사를 망친 삼청동 가게들은 대부분 일찍 문을 닫고, 쓸쓸이 홀로 앉은 오래된 카페 주인 어른의 초대로 썰렁한 자리에 앉아 얻어 마시는 수입와인과 수제치즈는 공짜라 그런지 맛이 일품이다. 취기가 오를 즈음, 불청객 손님들로 방문한 소설가 *신경숙씨 일행에게 가벼운 눈인사도 나누고, 주문한 와인과 넉넉한 주인 어르신의 서비스 안주를 맛보는 손님들의 즐거운 표정도 반갑다. 인심 좋은 주인께서 서비스로 공짜 라면도 마다 않고 내놓으니, 이 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