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ary

선풍기를 치우며

참을 구름 거칠 날 없이 비가 뿌리다, 어느샌가 잠 못이루도록 괴롭게 하던 무더위가 못살게 굴더니만 그것도 잠시. 태풍 탓일까? 선선한 바람이 며칠째 분다. 새벽엔 잠시 덜 잠근 수도꼭지처럼 비가 떨어지다 금새 멎고, 높고 구름 가득한 가을 날씨가 펼쳐진다. 올해도 선풍기 몇번 틀다가 여름이 가버린다. 문밖이라도 나가려면 정말 끔찍했는데, 그 여름도 이젠 떠날 채비를 서두르는 모양이다. 태풍 몇개가 아직 남아 있을테지만, 그다지 걱정할 처지는 아니니 이젠 성묘계획을 세울때. 십여년전부터 시작된 때이른 성묘 다녀오기는 아직 계속 이어지고, 해마다 추석전이면 어김없이 날잡아서 성묘를 간다. 다음달이면, 집안 남자들은 우르르 산소에 몰려가 있을터. 벌써 가을이라니. '세월 참 빨라요'라는 말에 어느 선배의 '내 나이 되면 지금의 수십배는 더 빨리 흐를거다.'라던 말이 실감난다. 시간이 모자란 것인지, 내가 모자란 것인지. 가을이 오고 겨울이 와도 그다지 큰 변화 없이 그대로일테지만, 세월의 주름은 속이지 못할거다. 시원한 바람이 졸음을 부른다. 벌써 가을이다. - 그림은 지난 여름 동안 혼자 인기폭발(?)이엇던 동네 거지패션.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