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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타임머신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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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가족보다 친구나 지인들과 어울리기를 좋아라 하던 명절이다. 아직 조카들과의 만남이 흔해지기 전. 몇년새 몇 명의 젖먹이들이 등장하더니, 어느새 무럭무럭 자라서 제일 큰애가 벌써 중학생이다. 아래로는 갓 두살배기. 어느새 우리 가족의 숫적 증가를 체험하는 순간. 어린시절 놀아주는 삼촌 하나 없던 우리시절과 달리 제수준비를 하는 동안 아이들은 우리몫이다. 한둘이 아니고, 며칠동안 여러명을 감당해야 하므로, 뜻하지않게 축적해둔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는 때이기도 하다. 일부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온 가벼운 산보. 엊그제는 다른 조카들이, 어제는 쟤들이, 내일은 또 나머지 아이들을 만나야 한다. 예전같으면 지겨워 했을텐데 이제는 오히려 이런 분위기가 더 좋다. 나이 들수록 식구들 많은 것에 대한 장점도 보이는 것 같다. 서로 얼굴 마주 볼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즐거운 것처럼, 과거의 대가족 시절이 때론 그립다. 어릴적 우르르 몰려나와 뭉쳐 다니던 동네 아이들 기억 탓일까? 가끔은 성같은 곳에 온가족이 모여 살면 어떨까하는 상상도 해본다. 가족 많은 것 싫고, 때되면 가족끼리 모이는 것을 꺼리는 이들도 적지않고 나또한 비슷했지만, 그때는 이런 재미를 몰랐던터다. 오후나마, 아이들에겐 그다지 친하지 않던 삼촌과 잠시나마 익숙해진 시간이엇고, 어린 시절의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와 어른이 된 모습으로 어릴때를 추억한 짧은 하루였으리라. (음악 : 한태주 - 새소리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