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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 Grand Bleu 다시보기


인용 PC가 생기기전 유일한 취미는 비디오 영화 감상이엇다. 저녁이 되면 귀가후 영화 한두편 보고 자는게 기본이엇고, 주말이나 일요일엔 죙일 빌려온 영화를 보며 군것질하던 기억이 난다. 비디오샵의 왠만한 비디오 영화들은 거의 본터라 더이상 볼 영화가 없어 신간 비디오 영화들 대부분은 내 차지였고 그것도 없으면 이미 본 영화를 다시 보거나, 놓치고 못본 영화를 찾아 한시간 넘게 진열장을 뒤지던 기억이 난다. 남대문 신세계 백화점 지하상가에 있던 HD전자에서 제패니메이션들을 예약 복사 주문을 해두고, 황학동의 비디오 영화 도매상점에 들어가 볼만한 영화나 애니메이션 찾는게 낙이였다. 다이버 출신 뤽베송 감독의 그랑 블루도 아마 그시절에 본것 같다. 1988년에 나온 영화지만, 뒤늦게 비디오 테입으로 접하게 된것 - 돌이켜보면 1988년은 대단한 해였다. 올림픽도 있었고, 이 영화도 나왔고, 시네마 천국, 바그다드 카페와 아키라나 이웃집 토토로같은 애니메이션도 나왔으니 대단한 1988년이라고 할밖에 - 당시 바다밑 세계에 대한 동경으로 돌고래 사나이 자크의 모습에 쏙 빠져 버렸고, 에릭세라의 OST도 구입하게 되엇다. CD를 복사해 갖고 다니며 술집에 들럿을때도 가능하면 오프닝곡을 틀고 술한잔 마실만큼 묘한 분위기의 음악에 취하게 만들엇던 영화 그랑 블루. 오래 기억 남는 이 영화는 간간이 TV등을 통해 대충 다시 보기도 했는데, 얼마전 프랑스 출시 버전의 2시간이 넘는 그랑 블루를 다시 보게 되엇다. 이전에 편집 버전으로 보앗던 느낌과는 사뭇 너무 다른 느낌이라 살짝 당혹감을 일으킨다. 일단 긴시간이 좀 지루하고, 전에는 못봤던 잦은 베드신이 지루함을 증가 시켜 버린다. 저당시 로잔나 아퀘트라는 멋쟁이 여배우는 그룹 토토가 너무 사랑해서 그녀를 위한 노래까지 만들어 불럿을만큼 대단한데, 그랑 블루서도 맨앞에 이름이 나올만큼 당시 인기는 다른 배우들보다 좋았다. 감독은 그녀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그녀의 베드신을 수차례 편집해 넣은 모양이다. 최근에는 어찌 지내는지 모르지만, 데이빗 그로넨버그 감독의 크래시이후 본적이 없다. 물론 다른 영화에 출연해 왔으나, 무관심해서 못 찾아 본 탓이겠다. 그녀의 현재 모습은 안찾아 봤으면 하는 바램이다. 영화속의 아름다운 모습은 더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 사진보면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너무 무서워서. 이 영화의 수해자는 당연히 뤽베송 감독과 장 르노가 아닌가 싶다. 뤽베송은 유명감독이 되엇고, 장 르노는 이후 레옹에 출연하면서 대박배우로 거듭났으니.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 2시간이 넘는 편집본은 개인적인 견해로 보면 이전 편집본에 비해 상당히 지루하다. 후반부를 너무 길게 편집한 탓에 처음 보앗던 그 강렬함과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해주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게 다가온다. 겁나게 지루해져 버린 영화를 보니 좀 서운하다. 훈님 말대로 많이 거둬내야 더 멋진 작품이 만들어 지는 것인가 보다. 한때 거리에 즐비하게 놓여있던 그랑 블루 영화포스터도 집집마다 벽에 한장씩은 붙여두던 기억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