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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산의 서쪽


작스런 폭설로 한동안 찾지 못했던 산책을 감행. 운동화 신고 오른 산길, 햇볕이 들지않는 산의 서편엔 해빙이 반복중이다. 산대신 인조잔디와 우레탄이 깔린 동네 운동장을 좀 빠르게 걷는게 전부였는데, 미끄럽게 녹아 내리는 산길은 흙인지 물인지 눈인지 분간이 어려울만큼 범벅이다. 아직 녹지않은 경사면은 줄을 잡고 올라야 할만큼 조심스럽고, 그런 산에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리고, 공사도 한창이고 체육복차림의 운동부 학생들도 오고간다. 꼭대기서 바라본 먼발치의 산의 서쪽들은 녹지 않은 눈으로 가득해, 마치 설산의 수묵화를 연상 시킨다. 땀범벅이 되어 내려오는 길엔 언제나 반기는 상쾌함. 이젠 버릇같은 한시간 20분짜리 땀범벅의 산책길. (사진은 작년 이맘때 시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