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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동네 드라이브

Lamborghini Diablo VT

전대에서 손을 놓은지 약3~4년만에 집앞에서 썩어가는 동생의 고물차를 몰고 동네 한바퀴 돌아봤다. 간만에 운전이라 막히는 도로와 매쾌한 공기, 흐린 하늘따위로 머리가 어지럽다. 역시 서울에선 지하철이 짱이다! 붐비는 자동차들 틈을 헤집고 다니다보니 일순간, 운전면허를 딴지 얼마 안된 겁없던 시절의 본능이 용솟음 쳤지만, 이내 안전을 위해 마음을 평정했다. 마지막으로 운전해본 차가 바로 위에 보이는 Lamborghini Diablo VT. 아는 형님차였던 이유로 가끔 알파인 오디오에서 흐르는 중후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따스한 햇살아래 까만 아스팔트위를 달리곤 했었다. 왕왕거리는 거친 엔진소리가 귀에 거슬려 두시간이상 운전하면 머리가 돌아버릴것 같은 시스템에, 꿀꺽 꿀꺽 삼키며 공기속으로 사라져 버리는 엄청난 양의 휘발유, 하나에 백만원이 넘는 두꺼운 Pzero산 뒷타이어 가격은 Diablo를 드림카로만 존재하게 할 뿐이다. 그래도 가뭄에 콩나듯 그때가 생각난다. 어느 이른 새벽, 아직 차들이 한가한 틈을 타 자유로를 달리던 때, 밤이슬 맞으며 꽝꽝거리는 음악 틀어놓고 춘천가도를 달리던 기억, 지프를 몰고 전국을 떠돌던 옛기억들처럼 자동차에 대한 추억들이 잠시 떠올랐던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