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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순례기 2

유진식당서 파는 냉면과 녹두전

대가 크니 실망도 큰 경우. * 노매드에서 언급했듯, 3천원에 먹을수 있는 우래옥의 맛이라길래 잔뜩 기대 했고, 어느 어르신의 추천도 있었기에 한번 들러야겠다 마음먹고, 땡볕이 살을 태우는 한낮에 냉면 매니아 *starbath님과 종로 낙원상가옆 파고다공원 뒷쪽에 위치한 유진식당을 찾았다. 자그마한 식당은 3시가 되어서야 겨우 자리가 나기 시작했고, 아들로 보이는 남자가 손님을 맞이한다. 자리에 합석하고 앉아 녹두전과 물냉면을 주문하고 기다리니, 손님들이 끊임없이 오가고 더위를 식혀줄 냉면을 기다리는 것조차 지루할때쯤, 두그릇의 냉면이 테이블에 안착한다. 모양은 그럭저럭 유명 냉면집 못지않다. 면을 풀어 육수에 적신후 한입 베어 문다. 면발은 쉽게 잘려진다. 이어서 육수를 한모금 마신다. 노매드에 기사 쓴 누구인지를 때려주고 싶은 맛이다. 이게 어디 우래옥 맛인가? 민감한 혀에선 조미료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이건 필동면옥이나 우래옥의 맛과는 너무 다르다. 고명으로 나온 고기는 질기기까지 하다. 그렇다고 시중에 파는 급낮은 냉면들과 비교한다면 3,500원 치고 한수위는 분명한듯. 잠시후 나온 녹두전은 말그대로 녹두가 한가득이다. 돼지기름으로 구원낸다는 녹두전이 3천원이니, 냉면 두그릇과 녹두전을 합해 만원되시겠다. 후다닥 그릇을 비우고 나와 근처 스타벅스에서 에스프래소 한잔으로 혀를 쌉쌀하게 재워준다. 결과적으로 우래옥과 유진식당의 냉면을 선택하라면 우래옥을 택할것이고, 유진식당과 마구잡이 냉면집을 택하라면 유진식당을 선택하겠다. 파고다공원에 나온 어르신들의 가벼운 주머니를 생각하면, 유진식당의 냉면은 호사스럽다 하겠다. 주방장의 컨디션에 따라 맛이 다르다고 하듯, 오늘 냉면을 만든 주방장이 불안상태였는지 모르겠다만, 과한 기대 덕분에 좀 후회스러운 맛이다. 조만간 강남 어디의 냉면집에 들르기로 하고 유진식당의 냉면 순례기를 마치다. * 이미지출처 및 유진식당 - 김성윤 기자의 골라 먹기 / * 싼맛의 달인 - 노매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