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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아프냐? 나는 속탄다!

약 이미지

린 시절부터 집안에 문제가 생기면 꼭 먼저 찾는 사람은 하필 나. 동생들 입원할 때마다 찾아가 병원비를 내야하고, 입원 중이신 어머님 찜질을 위해 밤새 일하다 얼음을 구해다 드리고, 또 병원비를 마련해야 하고, 뭐 그런 게 My Life. 반면, 폭주족에게 집단 구타를 당한 것을 아는 가족이 없으며, 택시 타고 귀가하다 대형사고로 인해 119에 실려 병원에서 종합진찰 받은 것을 아는 가족도 없다. 굴레에서 벗어나려고 애쓰지만, 어김없이 들려오는 동생의 입원소식. 며칠 전 삼청동에 있는 갤러리를 빌려 모임을 갖던 날, 운세를 보니 상당히 불길한 내용이었다. 모임중에 몇 가지 외부적인 문제가 발생했고, 이것은 나중에 해결할 일. 모임 중에 걸려온 전화는 갑작스런 동생의 입원소식. 날아온 문자를 보고 새벽녘에 택시를 삼청동서 강남으로 달려갔더니, 강남이 아니라 신대방동이란다. 다시 강남서 신대방동으로 달려가 보니 속만 탄다. 입원 둘째 날 새벽, 간병인이 되어 휠체어에 의지한 동생을 잠시 돌보며 느낀 생각은 역시, 아프지 말자! 누군가 아프면 가족이나 친척, 친구가 고생을 하게 된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큰 병에 걸린 환자들을 돌보는 가족들의 고통이란 말로 다 할 수 없을 듯. 동생이 아프니, 복날 수박을 잘 드시던 어머님도 갑자기 앓아 누우신다. 주변의 이런 상황들이 나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드는 모양. 덕분에 피곤함에 절어 치질이 포도알처럼 부풀어도 머릿속에서는 생각한다. '아프지 말자, 아프지 말자, 아프지 말자.' 세상에서 제일 가기 싫은 세 곳. 병원, 법원, 경찰서. 저곳들만 피해 다니면 대체로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된다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