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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자잘한 이야기

skyfish님이 찍은 사진

skyfish님이 찍은 사진

고1 때, 맨 처음 내 글에 박수 쳐주던 분. 지금은 그때 같은 글발이 서지 않지만, 이후로 이어진 인연이 서로 메일도 나누고, 편지도 나누고, 술 친구가 된 신 선생님. 그 시절 만화라는 매개체 덕분에 더 친해진 것 같다. 그사이 선생님은 영화제 사회를 보시거나, 평론을 쓰시거나, 시인 친구들, 영화감독 친구들, 화가 친구들, 종교 친구들, 외국 친구들을 사귀며 오지랖을 넓히셨고, 선생님 댁 아이들은 그새 자라서 나를 삼촌이라 부른다. 소년의 몸에 어른인 척 애늙은이 행세를 하던 철없던 고딩은 흰머리가 나기 시작해서도 아직 철없이 하루하루 까불대며 살지만, 그것이 행복이라 여긴다. Mail을 열었더니, 그리운 글이 배달되었기에 남긴다.

안 너무 오랜만

오늘 성가신 자잘한 이야기

올해 연어라는 책으로 원북운동을 했네.

아이들 독서퀴즈대회를 하기 위해서는 학교일정을 교무와 교감등과 협의하고 결재내고 공고하고 아이들 신청 받고 아니 그와 병행하여 문제 출제하고 나중에 채점하고 또 결재 한 후 공고하고 상장대장 번호 차질없이 올리고 교무업무시스템 들어가서 나이스 선상에 올리고 행정실 상품 제대로 왔나 확인하고 상장을 인쇄한다 상장인쇄 할 때는 레이져 프린터 보다 잉크젯이 낫다. 레이져는 후일 종이에 묻은 글씨가루가 떨어질 수가 있다. 거기다 레이져 프린터의 종이를 잡아당기는 고무배킹이 마모가 되어 나중에는 헐거워져서 종이를 물지 못하는 단점도 있다. 근데 이거이 잉크젯 서버붙은 컴이 윈도우가 디져서 지금 컴을 뜯어가네 어쩌고 난리다.

올해는 처음으로 연어 그림그리기 대회도 해서 상장의 수가 많이 늘었다. 아이들 그림에 참 좋은 선들이 있다. 중학교 1학년 아이들과 미술공부를 한다는 즐거운 사실도 어느새 휙 가버렸네.

이제 낼 모레는 대선이고 금요일은 방학에 들어간다. 특별히 여행 계획이 없는 나는 며칠은 산에 좀 다니고 집에서 조용히 글을 써볼까 하는데 저무는 한 해는 나를 우울하게 한다. 어느새 다가온 오십 그리고 뭔가 이룬 것 하나도 없는 것 같기에. 가으내 글쓰기에 바빴지만 저널에 발표한 쓰잘데기 없는 것들이고 정작 작품활동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이번주는 목 금 이틀 전주에 가서 술을 마셔야 하고
낼은 3년 담임들끼리 토끼탕이라도 먹으려고

아들새끼가 고3인데 외국어 언어랑은 제대로 나왔는데 수학이 형편 없어서 또 작은 아들은 고1인데 아새끼가 끊고 맺음이 없어서 맨날 더러운 아빠역을 자처하고 있네. 큰 아들은 인서울은 되지만 서울 잡대나 가야할 것 같고.....

추석 때 일본 좋았지.
그동안의 해외여행이 싱가폴 홍콩 빼고는 맨날 문화유적 답사 위주였는데 현재 문명의 가장 모던한 곳을 둘러보는 의미가 좋았고. 이제 기회가 되면 꼭 뉴욕을 한 번 가보고 싶네. 어쩌네 해도 음악과 무용 미술과 건축 아니 영화까지 세계의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곳이 뉴욕 아니겠는감요.
우리 언제 뉴욕 한 번 갈까?

아래 글은 카페에 올린 글
원더걸즈에 대한 명상인데 심심하면 읽어도 좋네.

테테테 텔미 텔미 한다.
긴 다리를 들추고 어깨를 비비튼다.
발육이 좋은 아이들

화장품 샘플 같은
이 아해들 이야기는 유행을 쫓는 세대의 필수 아이템이 돼 버렸다.

얘들 중에 마음을 아리게 하는 아이는 하나도 없는데.
젊은 놈들은 그렇다고 쳐도
근데 왜 아저씨들도 열광하는가.
취향의 문제겠지.
이 아저씨들 근영이가 좀 커서 그런가.
연아가 호르몬 부족으로 볼륨이 너무 없어서인가.

섹시로 막가지는 않지만 근영이처럼 건전한 모습도 아닌데
이 아이들이 별로인 것은 당연히 음악의 질적 변화와는 거리가 멀고
그리 예쁘지도 않은 데다
창의적인 말 한 마디 못하는 것에 난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순치된 남자들의 핍쇼 그 이상은 아니라고 본다.

애들은 금방 큰다.
우리 아파트 15층 아이가 초딩인가 했는데 금방 여고생으로 늘씬한 모습을 보여준다.
마늘싹 같다.
나는 이 아이가 아침에 얼굴이 부은 모습으로 거울에 비친 볼을 두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얘가 성숙한 여인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15층 아이가 마늘싹이라면
원더걸즈는 콜라 빨아먹는 스트로우 같다.

시장조사에 따라 자본들이 치밀하게 계산하여
디자인 처리과정을 거쳐 생산제조 된 이 아이들
런칭과 홍보의 과정을 거친 다음에는
판매와 유통 경영의 산물인 이 아이들도
회계가 끝나면 시장의 효율성을 알고 금방 사라질 텐데

SES도 금방 커서
춤 추는데 몸이 둔해져 유진이 바다는 어디론가 떠나버리지 않았는가.
핑클은 옥주현이랑 효리 등 겨우 이름 알만 하니 해체되어버렸다.
얘들도 몇 조금이나 갈랑가

신정아가 추락한 이유는 뭘까
비싼 티셔츠에 야구모자를 쓴 것은 이해하지만
걔가 뭔가를 가르치려드는 위치에 있던 것이기에
이쁘지만 용서할 수 없었던 것. 특히 여자들
근데 이 원더걸즈 얘들은 지 서방 안 건들 것 같거든
그러니 여자 어른들도 눈 감고 함께 춤을 춰주는 거라.

촉각의 호사는 애초에 포기하고 시각과 청각에나 만족해야 하는 남자들
구매력을 잃은 이 새끼들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니
또 음원을 구매하지 않아도
리모컨을 돌리거나 이너넷만 켜면 볼 수 있으니
노래방 가면 그래도 광석이 노래를 부르던 놈들도
이제는 노랫말이 갖는 최소한의 서정성마저 포기한 거라
이것 쿨해진건가
아니다. 욕망은 거짓말을 못하는 법이다.
솔직해져라. 순치된 남자들아

아이스크림 같은 아이들
참 나 섹시한 춤은 실컷 추어놓고 순진한 눈빛들 함께 보여줘
어쩌라고
니들 다 가임여성 아니냐?

젊은 아저씨들아
난 느그들 시절에
최소한 조디 포스터였고 소피아로렌이나 메릴스트립이었으며
지금도
찰스의 애인 카밀라 혹은 샬롯 렘플링 이런 거였다.
맨날 된장국에 삼겹살만 좋아하는 젊은 아저씨들아
피자나 햄버거도 먹으면 먹을 만하다. 알지, 니덜
근데 말이야 근데
이 아이들 백화점 음식코너 이미테이션 음식 같은데
뭐 이런 것 말고 백화점 음식 그런 것 말고
잘 삭힌 홍어는 아니라 해도 쓸만한 밥상
아니면 짜장면이든 잡채밥이든
먹을 걸 즐겨라. 먹는 걸 즐겨라.

아니 방목과 유목의 시절을 잊고 목축에 젖어
리모컨이나 돌리는 너그덜
집에 가서 홍길동뎐 다시 보라

음식을 음식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슬픔에 젖은 길동은
아버지에게 개긴다.
아버지는 "그럼 너에게 지금부터 음식을 음식이라고 말하는 것을 허한다"
고 말씀하지 않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길동이 집을 나서던 것을
다시 읽어라 이 젊은 아저씨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