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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고장난 보일러와 덜덜덜

짜증나는 대우가스보일러

이 보일러는 내용과 관계없슴

하 10도를 오르내린다던 지난밤, 갑작스런 보일러 고장으로 덜덜 떨며 하얗게 밤을 지새웠다. 늦은 시간이라 AS를 신청할 수 없어서 추위를 이기려고 복분자술을 마시며 버텨냈고, 아침 9시에 전화로 AS를 신청하니 가까운 지역 전화번호를 준다. 젠장! 전화번호는 홈페이지에서 본 것인데, 그럴 거면 뭐하러 대표전화를 크게 써놓느냔 말이다. 홈페이지에서 그보다 더 가까운 곳 전화번호를 찾아서 연락하니, 오후 1시쯤 방문 가능하단다. 배고픔도 잊고 1시까지 버티다 걸려온 전화를 받으니, AS 기사분께서 열심히 운전 중이라며 위치를 묻는다. 이 동네 지리를 잘 모르는 AS 기사분께 어디로 와서 다시 전화하라고 일러주고 나가서 기다리니, 구형 갤로퍼 한 대를 타고 유유히 등장하는 AS 기사분. 그런데, 머리 모양이! 딱딱이나 미친 소 정찬우 컨셉의 헤어 스타일을 자랑하시는 멋쟁이 AS 기사분을 이끌고 보일러실로 안내한 후, 따끈한 커피 한 잔을 드린다. 원인을 잘 못 찾는듯 한 AS 기사분. 내 보기엔 점화플러그 이상인듯한데, 자꾸 딴 곳을 어루만지시더니, 결국 점화플러그를 바꿔달자 곧바로 보일러의 연소가 시작된다. 잠시 연소 상태를 반복적으로 확인 후에, 점화플러그 값이 비싸다며 영수증을 건네주시는 멋쟁이 머리 모양의 AS 기사분. 보기만 해도 마음이 포근해지며 웃음을 유발하는데, 참느라 눈길을 피하며 영수증을 받아드니, 꼴랑 그거 한 개에 25,000원. 컴퓨터에서 온라인 입금을 하는 중에 AS 기사분은 멋쟁이 머리를 휘날리며 떠나신다. 이렇게 1년 만에 또 고장 난 보일러는 정상가동을 시작하고, 아직 데워지지 않은 방안에서 곰 발바닥 실내화를 신고 앉아 이러고 있다. 손시렵다. 후~ 후~ 그런데, 이 D회사 보일러는 위층에서 사용 중인 R회사 보일러보다 고장이 너무 자주 나서 화난다. 성질 같으면 해마다 돈 잡아 먹는 보일러를 통째로 바꿔야 할 판이지만, 날이나 풀려야 가능한 일. 속으로 다짐한다. D회사 보일러, 다시는 안 쓸 거라고! 보일러가 작동하니 슬슬 '꼬로록' 허기를 느낀다. 이후, 또 보일러 점화가 않되는 사태가 발생, AS를 신뢰할 수 없어 보일러를 끄고, 점화 플러그의 위치를 확인한 다음, 구부린 철사 모양처럼 생긴 점화 플러그를 빼내서 마른 헝겁으로 그으름을 닦아 끼우고, 보일러를 가동하니 점화가 제대로 이루어졌다. 몇차례 이런식으로 닦아서 사용중이고 현재는 점화에 이상없다. 반지하나 지하는 외부에서 먼지가 많이 들어오는 탓에 보일러 고장도 잦을 수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