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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평양면옥 + 박찬욱 감독

자기 평양냉면이 먹고 싶어서, Jinoopan님과 skyfish님을 신사동에서 만나기로 했습니다. 신사역 지하에서 나오는데, 갑자기 폭설이 퍼붓더군요. skyfish님이 눈이 온다고 문자를 보내왔는데, 막상 보니 놀랠 만큼 강력한 소나기 눈발이었습니다. 평양냉면과 만두를 먹으러 가는 우리를 축복이라도 해주는 것이었을까요? 차를 가져온 skyfish님 덕분에 눈을 맞지 않고 무사히 안세병원 뒤, 평양면옥에 들어가 만두와 냉면을 주문했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Jinoopan님은 수척해진 얼굴에 잠도 못 자고 오셨고, skyfish님은 GR2의 위용을 자랑하며 찰칵대십니다. 허겁지겁 열심히 만두와 냉면을 우걱우걱 씹어 먹으며 떠들고 있는데, 입구에 낯익은 인물이 들어옵니다. 아니, 저 사람은? 그렇습니다! 바로 박찬욱 감독이십니다! 그분도 냉면이 당기셨던 모양입니다. 이발을 해서 사진보다 더 짧은 헤어스타일이었고, 정체를 알수 없는 여성분과 함께 만두와 냉면을 잡수더군요. 식사에 방해될까 봐, 사진찍기나 사인받기는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마음 같아서는 둘 다 시도해 보고 싶었지만, 밥 먹는 사람을 건드릴 수는 없어서 그냥 밖으로 나왔습니다. 다음에 싸인 받을 기회가 있겠죠? 차를 타고 압구정동 광림교회 근처에 있는 migo라는 곳에 가서 조각 케이크와 음료 및 에스프레소를 주문했습니다. 바깥에는 눈이 내렸다, 해가 나타났다 하면서 축하쇼가 계속 펼쳐지는 중이었죠. 그렇게 앉아서, 두런두런 동서남북, 럭비공 튀듯 여러 소재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마구 달려가더군요. 오후 4시. 눈구름은 사라지고, 햇살이 비추고 있으나, 바람은 쌀쌀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엔 앙드레김 의상실 앞을 지나면서 '앙선생님!'하고 부를까 하다 말았습니다. 후일을 기약하며 작별을 합니다. 다음 주에는 고기 먹으러 갈 예정입니다.

*Jinoopan님 homepage / *SkyFish님 Blog / 사진출처 : emp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