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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차디찬 안녕


금도 믿겨지지 않는다. 한겨울 차디찬 땅속에 묻히는 주검을 보며, 누군가는 흐느끼고, 누군가는 찬송가를 불렀지만, 귀가 멍한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다가올 설이면, 예전처럼 웃으며 맞이 해주실 것만 같다. 빈자리는 허전하고 쓸쓸하다.

새로운 생명의 탄생, 새출발을 알리는 결혼식, 제사, 그리고 갑작스런 작별. 또 한분이 시야에서 희미하게 사라져 버리셨다. 고인이 떠난 그날이 되돌아올때까지 잊혀진 얼굴로 남을 또 한사람. 주검을 맞이 할때마다 그 흔한말만 떠오른다.

'덧없다'.

그 덧없음속에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흐르는 물처럼 덤덤하게 바라보고 마음을 정화해야 하는가. 누군들 마음이 편했을까? 눈 감고 누운 이와의 과거의 기억과 추억만이 남아 있을뿐, 허공엔 휭~하고 찬 바람만 나불댄다. 잘가세요. 평안하세요. 행복하세요.

- 어느 겨울날, 떠나는 분 누운 무덤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