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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송이의 계절,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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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송이, 이 능이, 삼 표고, 사 석이"라는 말이 있다. 수많은 버섯 중에 송이가 가장 뛰어나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버섯의 귀족 송이버섯은 예부터 맛과 향이 뛰어났다. 허준의 "동의보감"에서는 "향기롭고 산중 고송의 송기를 빌려서 난 것이라 나무에서 나는 버섯 가운데 으뜸이라"고 했다. 9〜10월 쯤 추석을 전후하여 20여일간 많이 나온다. 송이버섯은 무기질과 비타민 B, D가 풍부하고 담백한 맛과 함께 종양 억제물질이 표고버섯보다 많고 특유의 유리아비노산과 계피향을 담고 있어 그윽한 향이 초가을 식탁을 풍료롭게 해준다. 그러나 송이는 퍽 까다롭다. 모든 버섯이 그러하듯 나무나 풀이 밀집해 있는 곳에서는 잘 나지 않고 반드시 적송아래서 자란다. 흙이 깊은 평지보다는 뿌리가 땅에 가깝게 드러나는 가파른 비탈에서 많이 난다. 게다가 그다지 많이 나지 않아 가격이 꽤 비싸다. 보통 주부들은 제철이어도 살 엄두 조차 못 낼 정도다. 송이를 손질할 때는 먼저 흙이 묻어 있는 기둥 끝 부분을 칼로 도려내고 물에 씻지 말고 젖은 행주를 꼭 짜서 갓 부분부터 아기 세수시키듯 조심스럽게 닦거나 시중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밤솔로 살살 닦아내고, 썰어서 물에 씻거나 공기중에 방치해두면 귀한 향기가 날아가 버리므로 머리 쪽에 칼집을 넣어 쭉쭉 갈라서 바로 조리하도록 해야한다. 송이로는 날로 회를 해도 좋고 국과 구이, 전, 전골, 찜, 밥 등 쓰임새가 아주 많다. 송이회는 얇게 썰어서 참기름을 섞은 소금을 살짝 찍어서 먹으며, 탕을 끓이려면 쇠고기로 맑은 장국을 끓여서 저민 송이를 넣고 잠깐 끓이면 된다. 송이 전골은 쇠고기, 조갯살, 실파와 함께 살짝 볶아서 만드는데 각 재료의 담백한 맛이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송이로 음식을 만들때는 짧은 시간 열을 가하고 파와 마늘, 고추 등 자극적인 양념을 되도록 적게 써 송이의 향기와 질감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내용출처 : chollian


유 사러 가게에 들렀더니, 야채칸에 송이버섯이 눈에 띈다. 벌써 송이가! 좀 이른 시기인듯하지만, 반가운 나머지 두 봉지를 구입했다. 돌아와 풀어보니, 진한 향이 콧속으로 은은하게 퍼진다. 적당히 좋은 날, 햇빛 벗 삼아 와인과 함께 할 가을의 전설, 송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