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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한낮의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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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5일 여 동안 10시간 정도 잔 거 같다. ‘아이를 가지면, 예술을 못 할 것 같다’ 라는 고 백남준 선생의 말이 뼈에 박힌다. 누군가 왜냐고 물어 오지만, 산다는 것은 잘 견디고 이겨내는 것. 생각하면 골 아프고 복잡하지만, *thinkfish님 덕분에 이 와중에 벌건 눈으로 짬을 내어 점심으로 평양냉면과 만두 그리고, 삶처럼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연거푸 마셨다. 오래간만에 먹는 평양냉면의 고소함이 혀를 달래며 몸까지 고소하게 만들고, 고기냄새 나는 만두는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고, 마치 삶의 어느 지류에서 마시는 듯 쌉쌀한 커피 한잔. 겨울이지만 등과 머리를 따순 빛깔로 적셔주는 햇살. 며칠간의 피곤을 몇 시간의 여유가 잠시 날려 주는 것 같다. 싫은 것들을 억지로 짊어져야 할 때가 있고, 뚫린 길을 가로막는 벽이 난데없이 나타나지만, 이젠 여유 부릴 만큼 노환이 온 것일까? 가족들아 제발 아프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