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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Children's Age

2004. 09. 26 찍은 조카들 사진
에 먹을 음식장만 하는 자리에 손이 모자라 아직 만들지 못한 며느리를 대신해 산적을 만들고, 전을 부치며 한나절을 기름냄새에 절어 보냈다. 출산과 육아문제로 출몰하지 못한 며느리들 덕분이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미적 감각이 있고 새벽에 본 완전 꽝 영화 '식객'도 작은 도움이 된 것 같다. 결과물은 기대보다 훌륭하다는 평. 오후에 찾아온 형수님과 조카들. 밖에 나가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운동 삼아 다니는 뒷산을 다녀왔다. 아이들이 힘들어해서 중간쯤 있는 약수터 주변서 놀다 되돌아왔으나, 조카들은 그것만으로도 즐거워 한다. 전에는 산적 같다고 무서워하며 울던 조카 녀석이 면도하고 머리 자른 모습과 함께 놀아준 덕분인지 잘 따른다. 1) 젓가락처럼 마르고, 작년까지만 해도 말수가 적던 초등학교 1학년 조카 덕분에 오후 내내 놀래버렸다. 산에서 내려오다 가게에 들러 사준 과자와 우유를 먹고 마시며 잠시 이바구를 나누는데, 말수 없던 이 아이가 영어를 자랑하면서 원어민 수준의 발음을 보이는데 감탄했고, 공부와 담쌓았던 나와 달리 한자수준도 높고, 미술학원 다닌 적도 없는 이 아이가 잠시 앉아 그려낸 그림을 보고 놀라운 수준에 감탄해 버렸다. 너무 유연한 몸동작까지…. 타고난 재주가 많은 이 아이를 어찌해야 할까? 내 자식은 아니지만 두렵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다. 형님과 형수님께 뒷바라지 잘해주라고 하는 수밖에. 이런 아이의 뒷바라지를 못하면, 아이에게는 평생 원망이 될 수도 있다. 부모의 뒷바라지가 절실하다. 형님이 사준 휴대전화 놀이에 빠진 발랄한 6학년 조카랑은 너무 다르다. 2) 얼마 전 돌 지난, 동생네 아들내미는 벌써 잘도 걷는다. '어흥'하며 놀아주니 좋다고 한다. 이 녀석은 어릴적 동생놈과 판박이다. 아이들 노는 것 보며 정신없이 저녁 시간이 흐른다. 바야흐로 아이들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