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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괴물, 오달수


학탓에 9시반 첫프로인대도 아이들이 몰려들엇다. 알다시피 괴물은 12세 관람가. 예전에 즐기던 혼자만의 극장전세는 더이상 없었다. 아이들은 의외로 조용했다.
생선회나 해산물류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생태 어류 성장 영화 '괴물'은 웰빙식을 위해 선택한 인간들을 발효 시켜 먹는 똑똑한 놈이다. 식욕을 위해 곧 넘어지게 생긴 몸뚱아리로 땅위를 인정사정 없이 뛰어 다닌다. 괴물이 탄생하게 된 배경과 우리의 역사, 그리고, 우월적인 지배성향으로 충만하신 물건너분들과 우리의 단면. 콘스탄틴 가드너에서 아프리카인들이 당해야 하는 고통들이 오버랩된다. 괴물은 유쾌한 스토리는 아니지만, 고통스럽고 안타까운 순간에도 웃음을 터지게 만들어 버린다.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 스타일이 낯선 탓에 난해함도 있다. 역사와 국민, 세계와 우리, 설움, 아픔, 약한자가 당해야 고통들을 던져주고 감독은 답을 하지 않는다. 무언가가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현실세계가 불편한게 사실이니까, 일단 이해하자. 결과적으로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미래를 내다보며 영화는 마무리 짓지만, JSA를 보고난뒤, 입이 떨어지지 않은 것처럼 이 영화도 조용히 걸어나오게 된다. 역사를 고찰하라는 감독의 의도일까? 아이들에겐 좀 어렵지 않나 싶지만, 우리가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그 속에서 물 흐르듯 얘기 한다. 영화속 괴물 보다 폭우속에 보이는 전신주와 맨홀이 더 괴물스럽게 느껴지던 날. 앤딩 타이틀이 올라 갈때 알았다. 괴물의 목소리 더빙은 배우 오달수씨라는 것을. 화면 보면서 혼자 마이크 잡고 워우워우워우~~~ 그랬을 것이다. 사실 그라면 영화속 CG 대신 괴물역을 맡아도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조크). 올드보이에서 오대수에게 이빨도 뽑히고 손목도 잘리는등 갖은 고생하던 낯선 배우는 요즘 왠만한 영화에 안보이는 곳이 없을만큼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흔히 '조연시대'라는 말처럼 몇몇 조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그들만의 리그를 펼친다. 그 조연들끼리 모여서 영화 한편 만들면 어떤 영화가 나올까?라는 재미난 상상도 해본다.

혹시라도 오달수씨가 이 그림을 보고 이렇게 얘기할지 모르겠다.
오달수 : '아니, 선생니임~ 다른 사람들은 멋지게 잘 그려주시면서,
전 왜 이따위로 그리셨어요? 제가 이렇게 징그럽게 생겼나요?'
나 : '그건 이러쿵 저러쿵 어렵쿵 싫어쿵 짜증쿵 등등등...'
오달수 : (썩소를 날리며 조용히 담배를 피워문다. 그리고, 쓰윽 얼굴을 들이밀며...)
'에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실성한 사람처럼 그리면 어떻합니까아 제가 김흥국도 아니고...
(갑지기 주먹을 날리며 째질것 같은 눈빛으로)
그래 18 Roma! 내가 그런데 니가 보태준것 있어? 선생은 무슨 선생이야~ John 나 은다(?)같은게~
멋지게 좀 그려주지. 투덜투덜. 이건 좀 심하잖아~요. 선. 생. 니임!' (씨익)


사실 : 영화속의 한강과 괴물, 가족들은 이라크를 상징한다는 것! / *괴물 CG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