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sten to

[음악] Billy Joel - Piano Man

청동 째즈 클럽 끌레에선 공연이 마무리 되고 잠시후, 양복 입은 남자가 피아노를 연주하며 노래를 흥얼거린다. 조금 거친듯 격정적인 목소리로 부르던 노래는 Billy Joel의 Piano Man. 어릴때부터 자주 들어서 귀에 익숙한곡이다. 작은 무대위의 소박한 공연이지만, 남자의 목소리가 제법 익숙하길래 기억해보니, 예전에 이곳에서 같은 노래를 불렀던것 같다. 이남자는 어느 대기업 연구원인데, 지방파견중에 틈나면 종종 이곳을 찾는단다. 격조있고 화려한 연주와 노래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훌륭했고 우연히 접한터라 살짝 감동하며 1996년 독일출장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일행들과 호텔지하 BAR에서 흑맥주를 마시는데, 한쪽에 작은 오르간 한대가 놓여있고, 흰머리와 콧수염이 정갈한 노신사가 자주빛 벨벳자켓과 나비넥타이를 매고 앉아 연주를 하고 있었다. 웨이터에게 부탁해서 노인에게 쥬스한잔을 건내며 신청곡을 부탁했는데 그 곡이 바로 Piano Man이였고, 그 작고 소박한 연주는 어느 영화처럼 아름답게 다가왔고, 노인의 주름진 얼굴과 삶의 때가 가득 묻은 표정으로 간결하게 연주하던 모습은 어느 거장의 연주보다 더 빛나보였다. 그렇게 들었던 노래는 오랜동안 감동의 여운을 남겼고, 흑맥주나 와인을 즐길때면 자연스래 라이브공연이 오버랩 되버린다. 신디사이저나 디지털장비로 화려하게 치장하지 않고, 단순한 몇가지 악기로도 이렇게 멋진 음악이 만들어 질수 있다는 것을 이 곡을 들을때마다 느낀다. 피아노라도 한번 배워볼까 생각만 하고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Memento적 기억력 덕분에 늘 도로아미타불이지만, 언젠가 악기하나쯤 다루게 되겠지 하며 남들 연주만 탐닉하고 산다. 갑자기 부산에 계신 피아노맨님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