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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고집쟁이 마라토너 형래와 D-WAR

화 D-War가 개봉을 앞두고 있다. 기자 시사회 이후, 심형래 감독을 힘껏 씹어주기도 하고, 손뼉쳐주기도 있고, 천만 원짜리 떡볶이에 비교하는 분도 계시고, 황우석 박사와 비교되기도 한다. 욕을 하든 손뼉을 치든 관심이 집중된다는 점은 역시 긍정적인 부분. 심형래 감독에 대한 기대와 우려는 예전부터 이어졌고, 그것이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이제 결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 긍정적 시각과 부정적 시각이 공존하면서부터 끊임없이 이어져 온 논쟁거리이자, 반복되는 시스템 아니던가! 감독은 불안하고 초조하고 어떠한 평가도 달게 받겠다는 각오로 결과를 기다리며 묵묵히 기다릴 것이다. 7년여라는 긴 시간과 300억, 700억 하며 떠들어 대는 제작비와 더불어 열정을 쏟아부어 이루어낸 결과물을 내놓고 판정을 기다리는 마음은 얼마만큼 무거울까? 남들이 욕하고 침을 뱉어도 의지를 굽히지 않고 고집스런 마음으로 이루어낸 한 인간의 노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입으로만 떠드는 이들보다 묵묵히 자기 일에 온 힘을 기울이는 장인의 손길이란 결과가 참패로 끝나건 승리로 끝나건 그조차 겸허히 받아드릴 각오가 되어 있을 것이다. 심형래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남들이 하지 못한 것을 만들고, 남들이 가지 못한 길을 걸으며, 누구도 해내지 못한 것을 현실화 시키고 있다. 무시당하고 욕을 먹어도 그것을 해낼 수 있는 것은 꿈에 대한 애정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자기 일에 자신만큼 큰 애정을 가질 수 있는 이가 또 있을까마는, 입으로만 떠들어 대는 이들이 죽었다 깨어나도 못할 일을 그는 해내고 있다. 그것만으로도 그는 인정받을 자격이 있다. 헐리우드라는 거대자본시장과 탄탄한 시스템이 아닌, 동양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서 우려와 비웃음 당해가며 이루어낸 것을 어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 비교할 일인가? 욕을 하든 칭찬을 하든 결론 내리기엔 한 인간이 걸어가는 길 앞에서 아직 이르다. 섣부른 판단이다. 그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아있는 사람이고, 60세를 넘고 70세를 넘어갈 때 욕을 해도 늦지 않다. 한국 영화시장이 틀을 깨지 못하고 변하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골 깊은 시스템 탓일지 모른다. 거기에 더불어 비주류든 주류든 함께 성장해 가야 한다. 당장 욕하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 홀로 긴 시간과 세상에 싸워온 인간이 이루어 가는 꿈을 고려해 보면, 그냥 편하게 이해하고 받아 들일 수 있지 않을까? 극장과 관객점유율을 모두 장악해 버린 거대자본의 산물 '트랜스포머'는 아직 못봤지만, 디-워는 극장서 봐주고 싶다. 헐리우드 영화야 나중에 얼마든지 볼 수 있지만, 비웃음당해가며 묵묵히 꿈을 현실로 이루어낸 인간의 산물을 느껴보고 싶어서다. 결과물이 쓰레기든 보석이든, 인간이라면 누구나 이루고 싶은 꿈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간 고집불통 인간을 잠시 실감해 보고 싶어서다. 이전에 심형래 감독의 영화를 본 적은 없다. 영구시리즈나 티라노의 발톱, 심지어 말 많던 용가리조차 제대로 본 적 없다. 어쩌면 예전의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를 비웃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긴 시간 도망치지 않고 싸우며 자신의 꿈을 향해 먼길을 달려온 심형래라는 마라토너가 맨 꼴찌로 골인지점을 통과하더라도 박수 한번 쳐주고 싶다. 꿈을 향해 끝없이 도전하며 굴하지 않고 묵묵히 달리는 중이니까. 그의 용기와 노력, 고집은 최대의 장점이자, 우리가 포기해 버린 꿈을 실현해줄 희망인지 모른다. 그에게 박수 한번 쳐주고 싶다. 손바닥이 벌겋게 닳아 오르고, 뼈마디가 아려도, 그의 도전과 용기와 고집에 존경을 표하고 싶다. 훗날, 우리가 경험하지 못한 어느 지점에 도달해 있을 그를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그의 마지막 골인지점은 어디쯤일지, 궁금해하며 함께 달려 보고 싶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