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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어느 날, 술 한잔의 상념, 한 올의 생각

현세(現世)에 들어 세상을 바꾸자고 날뛰는 사람들이 목숨 걸고 앞에 나서는 경우는 보기 어렵다. 잔 다르크, 전봉준은 두려움을 목숨과 맞바꿔 우두머리로 나선 사람들이다. 그들은 역사에 이름을 남겼으나, 생전에 세상의 변화를 경험하지 못했다. 목숨 부지하면서 변화와 개혁을 원하는 것은 어쩌면 사치일까? 많은 사람이 분노를 표출하며 불의에 맞서고 올바른 길을 걷고자 목청껏 외치지만, 목숨 걸고 나선이 찾기 어렵다. 그들은 잔 다르크나 전봉준처럼 누군가 나서 주기를 바라지 결코 자신은 앞장 서 그 역할을 하려 하지 않는다. 설사 그런 인물이 나서 목숨을 잃는 순간에는 정작 고개 돌려버린다. 그런 모습에 너무 익숙하고, 흐름을 알아버린 지금의 사람들이 과연 몇이나 앞에 나서려고 할까? 목숨 걸고 나선다 하더라도 속으로는 벌벌 떨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모습이리라. 우리는 변화와 개혁을 바라고 새로운 세상, 아름다운 미래를 원한다. 적어도 자신의 핏줄에게 더 좋은 환경을 건네주기 위해 목청껏 외친다. 그것뿐이다. 더는 목숨 걸거나 앞에 나설 생각을 못한다. 그런 우리를 대신할 우두머리가 한 명 있었다. 그러나, 그가 도움을 청했을 때 아무도 손내밀지 않았다. 변화와 개혁, 더 나은 미래를 바란다면서 그처럼 목숨을 내걸 자신이 없었던 게다. 쓰레기 같은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정작 목숨 걸기 두려운 것이다. 그리고, 어느날 우리는 목숨 내놓고 우리 앞에 설 인물을 잃어 버렸다. 그는 스스로 삶을 포기했다. 그 자리가 외롭고 고독했기에. 우리는 우리를 대변할 인물을 죽음으로 몰아버린 것이다. 눈 뜬자, 눈 감은 자 어느 누가 떳떳할 수 있는가! 먼저 떠난 그를 뒤 따르지 못하고 멍하니 버티며 목숨 부지한 자신을 보라. 스스로 얼마나 떳떳하고 자랑스러운지. 과연 세상은 변할 수 있을까? 우리를 대변할 어느 우두머리는 어느 날, 고독에 못 이겨 조용히 새벽에 떠났다. 그리고, 뒤만 바라보는 부끄러운 우리만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