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치우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눈 치우기 눈 치우기 - 신귀백 사흘째 눈이 내렸다. 엊그제 내리던 싸락눈은 닥터지바고의 눈이었고 어제 밤까지 쌓인 눈은 나라야마부시코의 눈이었다. 발목까지 눈이 차올랐다. 눈이 그치고 하늘이 파랗다. 가을에 전지를 해서 몸집을 가볍게 한 나무들은 눈을 별로 얹지 않았다. 눈 온 다음날은 금방 어디가 북인가 바로 알 수 있다. 나무에게는 몸 뒤쪽 거기가 북이구나. 저 무덤 햇볕 녹지 않는 쪽이 北인 것이다. 눈을 치우기 전에 눈 위에 서 본다. 시냇물에 서 있던 때처럼 발뒤꿈치부터 서늘해진다. 눈치우기, 일년 혹은 몇 년 만에 한 번 있는 일이기에 치우기도 해야지만 아깝기도 한 것 저것들이 며칠 내린 것들인데 벤치에도 눈이 소복이 아니 수북이 가슴만큼 쌓여있다. 벤치위의 눈 위에 앉아 본다. 곧 눈 의자가 된다. .. 더보기 이전 1 다음